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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글은 데일리메디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수첩]"이럴 바엔 차라리 DRG 해라"
"내가 이런 말 하면 다른 의사들이 욕하겠지만 이럴 바에는 차라리 개원가는 DRG 하는 게 낫다."
"허구한 날 부당청구니 허위청구니 하면서 도둑놈으로 매도당하는데 DRG되면 깨끗하고 그럴 꺼리가 없어지는 거 아니겠어요."
최근 기자와 만난 한 개원의는 자신의 답답한 심경을 이 같이 피력했다. 물론 DRG를 반대하고 이번에 잘못하면 의료계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전제됐다. 하지만 매번 동네북 신세, 그 것도 부도덕한 부류로 지탄받는 신세를 끝내고 싶고 그러는데 DRG가 소위 '직방'이라는 것이 이 원장의 역설적 생각이다.
"사실 DRG되면 개원가는 좀 위험한 환자들은 큰 병원으로 보내고 오는 환자들 거기에 맞게 진료만 하면 된다. 지금처럼 행위에 따른 돈을 더 받아낼수도, 또 더 받아낼려고 머리 굴릴 필요도 없어진다"는 것이 그가 주장하는 요지다.
그는 "원가 절감은 신경쓰겠지만 DRG되면 괜한 고민은 더는 거 아니냐. 그러면 잊혀질려고 할때마다 터지는 아주 극소수 의사들이 했는데도 모든 의사가 부당 허위청구나 하는 집단으로 욕먹지 않아도 되고 좋잖아…"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 대목서 그는 기자에게 "그런 생각 안들어요"라며 물었다. 기자가 조금 고개를 끄덕였더니 그는 "답답해서 내가 해본 생각일 뿐이야. 이거 되면 안되지" 하면서 본연의 심정으로 돌아갔다.
의료계는 현재 DRG에 대해 크게 두 가지의 의구심을 보낸다. 의약분업을 전면 시행하면서 문제점이 수없이 드러났지만 땜질식 처방만 이뤄진 대신 책임과 비난, 경제적 손실은 의사들이 뒤 짚어 썼듯이 DRG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개연성이다. 더욱 문제는 의료계가 개연성이 아니라 '확신'에 가까울 정도로 정부의 약속을 불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DRG가 시행되면 내년부터 수가통제가 이뤄져 앞으로는 수가인상이 어렵고 결국 정부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반발의 주 요인이다.
"만약 이번에 잘못 코 끼면 의료계가 아마도 빠져나오지 못할 걸…" 그가 말미에 맥없이 던진 말이었지만 의사들의 전반적 정서를 대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자신들이 늪에 빠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차라리 늪에 빠져?"라는 역설적 생각을 품고 있는 의사들의 심경을 정부가 과연 어떻게 해소시켜 나갈지 궁금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