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약품 약국 판매 만연 정부 미온적 대응이 약사 불법행위 부채질 제 3차 전국의사 반모임 개최 결과
의약분업 시행 3년이 지났으나 약국에서의 전문의약품 판매는 물론 약 바꿔치기(불법)조제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약 바꿔치기 조제 및 임의조제에 대한 실상과 대책 마련]을 주제로 지난 10월 31일 전국적으로 열린 제 3차 전국의사 반모임 대회 결과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전문의약품의 판매가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으며, 약 바꿔치기(불법)조제 및 임의조제도 만연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북부지역 반모임에 참석한 A원장은 [최근 한 환자가 태반추출물 성분의 주사제인 플라센타 제재를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한 후 주사를 놔 달라고 방문한 사례가 있다]며 [의약분업 시행 이후에도 약국에서의 불법 행위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B 원장은 [의료기관이 문을 닫은 저녁 이후나 약사의 교대시간에 가족에 의한 불법 조제 와 판매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의약분업 초기에는 의사 처방 없이 전문의약품을 내주는 사례가 드물었지만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약분업 시행이 3년이 넘는 시점에서 약국에서의 불법 행위가 늘어나고 있는데 대해 의료계는 “약사의 그릇된 조제 및 판매 관행과 함께 부족한 행정력이 일선 현장에까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설사 단속에 걸려 일정 기간 동안 영업정지를 당한다고 해도 다른 약사가 계속 약국 문을 열 수 있어 처벌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지역의사회 임원은 “정부는 불법행위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의사 사회를 집단이기주의로 몰아세우며 의약분업 강제 시행에 앞장섰던 시민사회단체도 의약분업의 원칙이 훼손되고 있는데 대해 한마디의 목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의약분업 시행 3년이 지나면서 개원가에 들끓던 의약분업 원칙의 파괴행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가시적인 성과와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점차 회의와 무력감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민원 광주광역시의사회장은 “회원들의 무관심이 반모임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며 “회원들이 현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전체 의사회가 조직 관리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회원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구책으로 합동모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마산시의사회는 이번 반모임을 시의사회 전 회원이 참여하는 회원단합대회 형식으로 개최했다. 119명이 참여한 이날 모임에는 김종대 교수(경산대)를 초청, [의약분업과 의보통합으로 인한 국민부담 가중과 의료에 대한 왜곡통제]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서울 강남구의사회도 임시총회 겸 확대 반상회를 열고, 의협 신창록 보험이사․권용진 사회참여이사 초청 강연회와 자유토론 시간을 마련하는 등 회원의 참여율 제고에 나섰다.
김성오 의협 의무이사는 [정부가 제도적으로 막지 않는 한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하는 약국에서의 불법행위는 더욱 만연할 것]이라며 [조만간 전국 시도 의무이사 및 의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반모임에서 취합된 자료를 근거로 의약분업재평가와 대국민 여론 환기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