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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데일리메디]의료기관평가 '평가 위한 평가' 전락 우려
작성일 200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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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 '평가 위한 평가' 전락 우려

대형병원들 "화장실 물기·응급실 TV가 의료 질과 무슨 관계" 불만

이달말부터 의료기관평가가 처음으로 시행될 예정이지만 일부 평가항목이 의료의 질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불요불급 시설이나 의료장비 투자를 부추기고 있어 벌써부터 평가를 위한 평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복지부는 최근 2004년도 의료기관평가 대상 85개 대형병원에 평가지침서를 발송하고 평가 준비에 들어가도록 했다. 평가지침서에 따르면 ‘환자의 권리와 편의(공용화장실)’ 평가에서는 화장실 바닥의 건조여부, 세면기 온수사용 가능여부, 화장실 입구 턱 유무 등이 조사대상이다.병동 화장실의 경우 변기 수까지 세어 기재하도록 지침이 나간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학병원 관계자는 15일 “화장실 바닥 건조가 의료기관의 질과 무슨 관련이 있고 물기가 얼마나 없는 게 건조한 것인지 기준이 있는냐”면서 “조사 당일 화장실마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물 한방울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병원 매점 만족도조사에서는 입원 및 외래환자 각각 50명을 대상으로 이용이 편리한지, 필요한 상품이 구비돼 있는지, 상품가격은 적당한지 등 평가 목적이 불분명한 주관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다.
병원 의무기록 보관실태 조사도 조사 목적이 불분명하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 아래 모두 50명의 과거 10년간 의무기록지를 ‘30분’ 이내에 몇건이나 검색하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대학병원측은 “의무기록지를 10년간 보관하고 있으면 됐지 응급환자도 아닌데 왜 30분 이내에 의무기록를 찾아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평가는 병원 행정력 낭비만 초래하고, 환자 진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법정 시설기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평가대상에 포함된 것도 적지 않다. 복지부는 응급실 시설수순을 평가한다며 보호자 대기공간에 음료용 자판기, 잡지대, 텔레비전, 식수시설, 공중전화, 응급실 전용 화장실 유무, 주차장 주차가능대수 등을 조사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응급실 의료기기수준을 평가한다면서 앰부백, 후두경, 흉강삽관술세트, 윤상갑상연골절개술세트, 척추받침대, 제세동기, 심전도기록지, 환자감시장치, 초음파검사기 등 16가지 장비 구비여부를 조사한다.
대학병원 다른 관계자는 “병원 응급실에 대한 의료기기 기준이 없는데 장기이식 등에 쓰이는 급속혈액가온주입기 등을 구비하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의료기관들은 병동내 혈액냉장고 설치, 고가 의료기기관리점검용 계측기 구비, 다인용 병실내 환자용 옷장 및 개인사물함 설치, 배식 온장차 구비 여부 조사 등을 문제 평가항목으로 지목하고 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료기관평가가 의료의 질 평가에 집중하지 않고 서비스나 외관 평가에 치우친다면 의료기관들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친절교육이나 시키고 화장실 시설 현대화 등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의료기관평가는 진료왜곡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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