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학회와 내과의사회간 연수평점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학회는 의사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 등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연수평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반면, 의사회는 이에 맞서 법적인 힘을 빌려서라도 반드시 연수평점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의협의 결정이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지만 학회와 개원가의 갈등이 비단 내과에 국한된 게 아니어서 제2의 내과사태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연수평점'으로 가려진 학회-개원가의 갈등 본질 이번 내과 갈등의 주 원인은 표면적으로 보면 ‘연수평점’ 때문이다. 연수평점 부여 자격을 개원가에게 줄 것인가 말 것인가가 최대 쟁점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곪아오던 학회와 개원가의 갈등이 이를 빌미로 터져나온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내과가 그 첫 도마에 오르게 된 이유는 내과의사회의 활발한 활동 때문이다. 내과의사회의 위장내시경학회 창립과 의사회로의 개명 등은 공공연하게 학회의 반발을 사왔다. 위장내시경학회 창립은 엄격한 소화기내시경학회의 내시경전문인정의 자격 규정으로 개원의들의 취득이 어려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또 의사회로의 개명도 사실상 학회를 무장해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반발이 거세다. 특히 이는 내과의사회 주관 학회들이 줄이어 생겨나면서 더욱 불거졌다. 임상건강의학회 창립에 11월 발족될 노인내과학회까지. 급기야 학회는 “내과개원의협의회가 주관하는 모든 연수교육에 대해 연수평점 승인이 불가하다”는 초강경책을 내기에 이르렀다.
산부인과-안과등 폭탄 내재…제2의 내과사태 '우려' 이러한 맥락을 들여다보면 다른 개원가에도 제2의 내과사태가 촉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우선 산부인과개원가의 경우 이미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대신 산부인과의사회를 사용하자는 개명 여론이 분분히 일고 있으며 산부인과개원가 중심 학회 창립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산개협내에 창립된 여성태반학회는 물론 여성비만노화방지학회, 10월 창립될 여성의학회 등이 바로 그 것이다. 특히 여성의학회는 회원들에게 여성의학인정의 평점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학회와 마찰이 우려된다.여성의학인정의제도가 정식으로 시행된다면 학회가 연수평점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나설 공산이 있으며, 이렇게 되면 내과 사태의 재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더욱이 최근 수가 인상 등을 놓고 산부인과 개원가 내부에서는 학회 집행부 퇴진 등 학회와의 갈등이 수면위로 서서히 부각돼 내분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안과의사회와 안과개원의협의회라는 두가지 명칭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안과도 예외가 아니다.아직 학회에서는 정식으로 의사회라는 명칭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안개협은 내과의사회와 마찬가지로 안과의사회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벌써 사용하고 있다.특히 안개협은 오는 11월 열릴 총회에서 이 명칭 변경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지만 이미 의사회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라 학회와의 갈등은 초읽기에 돌입한 상태다.
학회-개원가 관계 새 패러다임 정립 '시급' 학회와 개원가의 갈등과 관련, 일각에서는 “오히려 잘된 것 아니냐. 그동안 학회와 개원가가 한 체제로 움직이면서 개원가는 개원가대로, 학회는 학회대로 제 で弩?올바로 수행해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학회의 한 교수는 “학회와 개원가가 양분화된다면 학회는 학술적인 목표에만 정진할 수 있고 개원가는 개원가 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릴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학회에서 받는 연수평점이 아닌 개별적인 연수평점제도를 개원가에서도 만들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개원의도 “최근 경영난으로 인해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세무, 회계나 비보험 영역 등에 대해 학회가 얼마나 알 수 있겠는가”라며 “개원가대로 이를 특화 교육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렇기 때문에 개원가에도 연수평점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즉, 학회와 개원의협의회의 이분화에 찬성, 현재 학회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연수평점 및 전문의 및 인정의제도 등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방향성을 어떻게 잡고 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점의 차이일 뿐이다.한편 패러다임 변화에는 긍정적이지만 이분화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비등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의학계 인사는 “의학과 의료라는 분야는 수요자가 환자라는 점에서 학문성과 실리성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이분화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재의 시스템과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공감한다”고 강조했다.한 개원의도 “학회와 개원의협의회의 이분화는 환자들로 하여금 학회는 점점 더 다가서기 힘든 분야로, 개원의협의회는 실리와 영리만을 추구하는 장사꾼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면서도 윈-윈할 수 있는 새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