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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oxetine alcohol side effects fluoxetine alcohol aggression 오랜만입니다 - 김명일 前 전공의비대위 위원장, 현 평화의료생협 평화의원 원장
“흑백논리 깨야 의사사회 발전”
- 파업 투쟁 이후 어떻게 지냈나?
2002년에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고, 그 후 줄곧 인천에 있는 평화의료생협에서 일했다.
- 현재 하고 있는 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조합내 상임이사이면서 부설 평화의원 원장이다. 이사회에 참여하며 실제적으로 경영에 책임을 지고 있다.
- 이곳에서 일하는 의사나 간호사들은 가운을 입지 않고 있는데, 늘 그런가?
일주일에 하루(화요일)만 그렇다. 예전에 생협강조기간을 설정해서 계속 평상복을 입었던 적이 있는데 환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간혹 나이 드신 분들이 불평하긴 했지만.
- 개원 대신 생협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해야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개원의들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개원 초기에 고생하는 것을 보면 안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 그게 이유의 전부일 것 같지는 않은데?
의사들이 생협에 근무하는 것은 의료운동으로서의 성격 등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의료운동이란 어떻게 하면 의료가 갖고 있는 공공성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건강에 대한 욕구를 지자체나 정부로부터 충족시켜 나갈 수 없는 지역 주민들이 의료인들과 힘을 합쳐 의료기관을 소유하고 운영하면서 자신들의 건강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준다면 그게 바로 지역운동이 아니겠는가.
- 그렇다면 생협은 민간의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면 되나?
앞으로는 생협 같은 것이 없어져야 한다. 국가가 담당해야 하는 공공의료의 양이나 질이 높아지고 주민과 시민들의 참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면 굳이 생협이 있을 필요가 있나. 지자체에도 지역의 명망 있는 사람들과 보건의료 관련자들이 참여하는 지역보건의료위원회 등이 있지만 지방자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주민들이 자신들의 건강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부분은 부족한 편이다. 특히 의료를 포괄적으로 구분한다면 질병의 예방이나 건강증진, 치료, 재활 등 3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민간의 경우 시장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이윤이 안되는 질병 예방이나 건강증진, 재활보다는 치료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가정의학과 의사로서 의료를 포괄적으로 볼 때 지역주민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과 욕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자구책으로 생협을 선택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의학과 취지에도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현 정부의 공약이 도시형 보건지소를 설립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도시형 보건지소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나라에서 상을 줘야 한다 우리에게.
- 의료계는 도시형 보건지소 설립을 반대하는데?
환자가 중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형 보건지소가 의료기관과 경쟁하지 않고 포괄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본다.
-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도 되나?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수입은 보건소 정도라고 보면 된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건소도 예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
- ‘전공의비대위 위원장 김명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조금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2000년 당시 외쳤던 ‘의권수호’와 생협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
의권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진료에 있어서 의사의 권한은 보장이 된다. 다만 어떤 의사를 채용하고, 월급을 얼마를 주며, 어떤 기계를 들여놓을지, 어떤 사업 등을 하는가는 이사회가 결정한다. 의사의 권리가 ‘의사의 지시에 환자나 국민들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 ‘환자의 건강에 대한 전권을 갖는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 좁은 의미에서는 의사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게 맞지만 건강이라는 넓은 의미에서는 진료실 안에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이 있다. 특히 방문진료를 나가보면 의사의 힘이 미약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람이 총을 맞았는데 모기에 물린 곳을 긁어주고 있다는 느낌’ 말이다. 질병의 치료영역에서 의사가 고유한 권한을 가져야 하고, 사회적으로 신뢰와 존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권력을 확장해 나가는 것보다 자기영역을 지키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쳐 나갈 때 의사로서의 전문성이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 지난 2000년, 전공의비대위는 전공의들의 파업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지금 생각할 때 파업이 최선책이었나?
총점으로 얘기한다면 좀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국민들과의 신뢰가 깨졌다는 것은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본다. 그러나 의료가 사회적인 이슈가 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움이 더 많다.
- 아쉬움은 어떤 건가?
파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제한되어 있고, 오히려 국민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협 지도부 내부에서 최소한의 민주주의도 실현되지 않았던 점을 들 수 있다. 다수결로 한다고 민주주의인 것은 아니다. 전공의들은 의약분업 자체가 원칙적으로 되기를 바랐는데, 결국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서 수가를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되니까 많은 전공의들이 허탈감을 느꼈다. 파업을 통해 관철하려 했던 목표가 오래 전부터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온 게 아닐까 생각한다.
- 모든 회원들이 똑같은 견해를 가질 수는 없고, 의협 집행부가 결정을 해야 한다면 다수결로 할 수밖에 없지 않나?
민주주의에 있어서 투표가 갖는 사회적인 의미를 잘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에 있어서는 교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사들이 교양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민주주의는 형식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의사사회는 민주주의가 성숙되지 못했다.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의사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인데, 적과 나 이렇게 흑백논리에 귀가 맞춰져 있다. 공공성을 얘기하면 모두 빨갱이가 되는 일종의 반공 이데올로기 속에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 않았나?
의사사회가 사회와 대화하는 방법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의사들의 권리와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퍼져야 함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가 당시 ‘교과서적인 진료’를 이야기했지만, 사실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의료라는 게 진료실 안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역사, 제도, 문화 등에 의해 형성되는 사회적 도구이기 때문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전문가로서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당시 전공의들은 ‘완전 의약분업’을 주장했었고 의협은 사실상 의약분업 자체를 반대했다고 볼 수 있는데, 투쟁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었다고 생각하나?
전공의들은 조금 더 원칙에 맞게 가야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완전한 의약분업이 다른 식으로 왜곡되면서 오히려 의사의 진료권이 훼손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을 보고 파업을 선택하게 됐다. 즉 전공의들의 파업은 의협이 주도한 것이 아니다. 전공의 파업이 가장 강력한 힘이었기 때문에 처음의 주도권은 전공의 내부에 있었다. 이후 의협과 각 직역이 정신을 차리고 힘을 합치고 난 이후에는 전공의들이 주도하지 못했다고 본다. 사실 전공의 내부에서도 여러 이견이 있었다. 파업을 접을 때도 논란이 많았다.
- 파업을 풀고 병원으로 복귀했을 때 후회하거나 안타까워했던 것이 있다면?
파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우리가 꼭 얻어야 하는 것에 대한 정리가 미숙했다고 생각한다. 당시 전공의들은 파업을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사회에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특히 의료의 보장성, 공공성 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 했고, 정부, 시민단체, 의료계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도 했었다. 물론 한번의 파업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비대위와 시민단체들과의 만남이 알려지면서 의료계에 공개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비대위가 거세됐다. 이같은 벽을 뚫고 가고 싶었지만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당시 비대위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었고, 전공의들 전체 의견이라고 보기에도 힘들었기 때문에 그만뒀다.
- 당시 그런 의사사회에 대해 회의를 느꼈나?
의사사회 전체에 대한 회의도 있었고, 그 순간에 내가 있었다는 것에 대한 회의도 있었다. 의사이든 누구든 간에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지식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약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에 대해 나의 고민과 깊이가 낮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부분에서 사회 제도나 현상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나서지 않고 있다.
- 현재 의협이나 의료계 전반의 동향에 대해서는 알고 있나?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고 있다. 의협 플라자나 메디게이트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복지부 사이트에서도 보건의료 소식을 많이 접한다.
- 비대위를 함께 했던 분들과는 만나나?
일년에 두세 번 본다. 많으면 20∼30명, 적으면 15명 정도 모인다.
- 과거에는 투쟁의 선봉에 서 있었는데, 지금도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나는 원래 조용하게 살았던 사람이다. 지금 나의 모습이 나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 말고도 의료계를 위해 고민하는 분들은 많다. 그 분들은 나보다 훨씬 많이, 그리고 오랫동안 고민해 온 분들이다. 나는 이 사회에서 존경받으며 의사답게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을 선택했다. 가끔 인터넷에 글이라도 올릴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다들 잊고 사는데 나설 필요가 있겠나 하고 생각한다. 지난 2000년과 같은 경험은 한번으로 족하다.
- 의협회비는 내나? 이번에 회장 선거에는 참여했나?
회비는 꼬박꼬박 낸다. 투표는 안 했다. 의협회장이 누가 되든 대세에는 지장 없다고 생각한다.
- 완전 의약분업을 주장했던 사람으로서 현재의 의약분업에 대해, 또 과거의 의협과 현재의 의협을 평가한다면?
내가 평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굳이 말을 한다면 의협의 경우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앞장서는 직능단체라는 점에서 좀더 영악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눈앞의 손해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약분업에 대해서는 좀더 철저하게 분업이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의약분업을 강행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의사들이 이 제도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과정상의 문제는 있었지만 환자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의사라면 의약분업이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일조해야 한다.
- 환자를 위해 처방을 하고 싶어도 무차별적인 삭감 때문에 의사들이 주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생협은 어떤가?
우리도 삭감을 많이 당하지만 환자를 위해서 그냥 처방한다. 하지만 보험재정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불만도 있고 의사로서 기분이 나쁠 때도 있지만, 이해는 된다.
- 주변에 있는 의사들과의 관계는?
같은 지역에 있다보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반모임을 열심히 나가는 편이다. 주변에 있는 의료기관들의 경영을 위협하는 수준이 아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경계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상한 애들이라고는 생각하시는 것 같다.
- ‘옛날’ 이야기 꺼내는 분들은 없나?
많은 분들이 과거에 비대위 위원장이었다는 것도 모르신다. 당시 머리를 깎았었기 때문에 잘 몰라본다. 아는 사람들 있을 만한 곳에는 잘 안 가는 편이다.
- 투쟁 당시에 가족들에게는 전혀 신경을 못 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은 어떤가?
초등학교 다니는 애가 하나 있다. 파업 때 아기가 팔이 부러졌었는데, 집에는 못 가니까 따로 ‘접선’을 해서 만나곤 했다. 요즘은 같이 놀자고 해도 오히려 귀찮아하는 것 같다.
-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개원의들의 경우 고객은 대개 지역주민들이다. 지역주민들도 의사를 필요로 하고 있고, 의사들 또한 지역주민들을 진료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자기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의사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는 것이겠지만 지역사회는 의사들에게 질병 치료 이외에도 다양한 역할들을 요구한다. 같은 의사로서 동질감을 느낄 때 더 많은 희열을 느끼듯이 의사들이 진료실 이외의 곳에서 그 지역의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존중받는다면 의사들도 상당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